그 다람쥐는 왜 챗바퀴를 탈출했을까? (싸코치 본격’Self Discovery’자기발견 소설1탄)

그 다람쥐는 왜 챗바퀴를 탈출했을까? (싸코치 ‘Self Discovery’ 본격자기발견 소설 1탄)

#Epilogue

당신은 우리 속 다람쥐를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동물을 좋아한다. 어릴 적 우리 집 근처에는 금붕어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사실 금붕어만이 아닌 각종 새들을 비롯하여 여러 애완동물(=반려동물:당시에는 이런 단어가 없었다. 내 기억으로는)들이 있었다. 가게밖에 내놓았던 우리(cage)안에는 다람쥐 한쌍이 살았다. 방과후 집으로 돌아갈 때면 둘중에 하나는 어김없이 우리속 챗바퀴를 열심히 돌리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왜 그토록 열심히 돌리는지 어린 나이에도 그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때의 그 아이가 몇갑절의 나이를 먹게 되자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그 우리 속의 한심한 다람쥐가 바로 내 모습이었구나…’

이제부터 그 우리속을 탈출한 한 다람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렇다.
난 나름 열심히, 착실히 살아왔다. 어릴 적에는 엄마, 아빠 다람쥐 말씀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큰 사고 치지 않고 지내왔다. 학교에서도 나름 모범생이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다람쥐대학에 들어가면 아주 크고 멋진 챗바퀴를 돌리게 된다는 말에 열심히 공부했다. 큰 챗바퀴를 돌리게 되면 내가 정말 행복해질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물어볼라 치면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했다. 도대체 내가 왜 국어, 영어, 수학을 해야 하는지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지만 주위의 모든 다람쥐 친구들이 그런 이유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앞만 보고 내달렸다.
난 대학을 갔고, 그곳에서도 흔히 말하는 취업 ‘스펙’을 올리기 위해 내 혼을 바쳐 달렸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그렇게 나는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크고 멋진 챗바퀴를 가지게 되었다. 열심히 돌렸다. 챗바퀴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 주 5일 근무라지만 실제 그 시간을 지킨 적은 거의 없다. 다른 다람쥐들에게 뒤질세라 밥도 굶고 돌리고, 밤새 챗바퀴를 돌린 날도 많다. 열심히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렸다. 달리면 맛있는 먹이가 들어왔다. 가끔씩 내가 좋아하는 땅콩도 들어왔다. 그럴 때면 내 삶은 그런대로 참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챗바퀴 얻는 것도 경쟁이 치열해 대학을 졸업하고도 우리 안에서 마냥 노는 친구들이 많다. 그러니 난 행복하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그렇게 십년이 지났다. 내 밑으로 꽤 많은 젊은 다람쥐들이 들어왔다. 그들도 젊을 때의 나처럼 열심히 챗바퀴를 돌린다. 요즘 들어 부쩍 느끼지만 챗바퀴 돌리는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진다. 출근하면 점심시간만 기다린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퇴근시간만 기다린다. 퇴근후에는 늘 그렇듯 동료,후배 녀석들을 꼬드겨서 도토리동동주를 마시며 재수없는 상사를 씹고, 싸가지 없는 후배들을 안주삼아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렇게 월,화,수,목,금. 주말이다. 피곤하다. 그렇게 주말이 지났다. 또 다시 월요일. 지긋지긋한 챗바퀴 속으로 피곤한 눈을 비비며 난 또 다시 기어 들어간다.

#회사 분위기가 심상찮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벽보에 적힌 명단들이 눈에 띈다.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
머리가 쭈볏쭈볏거린다. 다행히 내 이름은 없다.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려대는 여직원 다람쥐들과 책상정리를 하며 떠나는 동료 다람쥐들 속에서 나 혼자 기쁜 내색을 할 순 없다.

챗바퀴 위에 올라 섰지만 돌릴 힘이 나지 않는다. 정리해고가 진행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또 심상치 않은 소문이 들려온다. 해외에서 저렴한 임금의 다람쥐들이 대거 투입된다는 소문. 회사 입장에서는 땅콩을 주지 않아도 되고, 먹이량도 반으로 줄여도 되니 비용절감 차원에서 추진한단다.
머리속이 하얘진다. 이번에도 이 칼바람을 피해갈 수 있을까? 그때 문득 눈앞에 우리 쇠창살 너머 바깥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매일 이곳에서 챗바퀴를 그토록 돌리면서도 이전에는 왜 보지 못했을까. 아니…보려고 하지 않았던가…
저 멀리 다람쥐 한마리가 땅콩을 입에 물고 아름드리 나무 기둥을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뒷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이다.
‘우리 바깥이라… 우리 밖 세상은 어떨까…’
라는 생각에 잠기는 찰나

철커덩!!
우리문이 열리고 먹이통에 먹이가 들어온다. 땅콩은 없다. 회사에서 확실히 비용절감에 집중하나보다.
늘상 돌리던 챗바퀴가 오늘따라 유독 무겁게 느껴진다.

2탄에 계속…

written by Coach Simon Kang
‘마중물’삶을 꿈꾸는 남자
‘운동을 통한’ 자기계발 코치
실전영어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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